송철호 시장 “위기에 처한 울산호를 구하는 선장의 심정”

송철호 시장 “위기에 처한 울산호를 구하는 선장의 심정”

울산CBS '시사팩토리' 인터뷰 – 송철호 울산시장

-1980년대 노동자들 중심의 인권변호사로 활동
-노무현 전 대통령의 끈질긴 권유로 정치계 입문
-지난 6개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미래 기틀 닦는 기간
-올해 울산외곽순환도로, 공공형병원 등 대형 SOC사업 추진
-인기 부합적 시정 대신 정도 걸으면 지지율 오를 것

■ 방 송 : 울산CBS FM 100.3 (오후 5시 5분~5시 55분)
■ 방송일 : 2019년 1월 14일 오후 5시20분
■ 진 행 : 박상희 보도제작국장
■ 출 연 : 송철호 울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10일 울산CBS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 박상희>2018년을 돌이켜보면 울산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유례없는 불황으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일자리를 잃은 많은 시민들이 울산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숙원사업이었던 울산도서관이 개관했고, 최악의 폭염으로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슈는 뭐라 해도 6·13지방선거일 겁니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지방정권이 교체되는 대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거죠. 이렇게 파란을 일으키며 출범한 민선 7기가 벌써 2년차를 맞았습니다. 주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는 시기를 맞은 만큼 울산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울산CBS는 송철호 시장을 모시고 올 한해 울산시정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금 송 시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 송철호>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 박상희> 취임하신지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것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직접 시정을 운영해보니 어떻던가요.

◆ 송철호> 지난 6개월은 참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너무나 어려운 시기에 시장이 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어려운 정도가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 그리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침몰해 가는 배를 구해내기 위해서 키를 잡은 선장의 마음이랄까요.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 박상희> 잠깐 지방선거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지역주의를 넘어 8전 9기 만에 당선되셔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 송철호> 부끄러운 말씀인데 제가 재주가 부족해서, 아니면 성의가 모자랐던지 8번이나 떨어진 것이 화제가 되는 것이 때로는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23년에 걸친 특정 정당의 울산 집권을 바꿀 수 있었죠.

◇ 박상희>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는 울산에서 찬바람 맞으면서 진보진영을 지켰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당선 당시의 소회도 말씀해주시죠.

◆ 송철호> 저는 1980년대에 민주화운동, 그리고 노동자들의 인권 투쟁운동을 변호하는 인권변호사로서 1980년대 울산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90년대 와서 노무현 선배의 강력한 추천으로 정치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한번 발을 디뎌놓고 보니까 울산에서 야당이 정치적인 입지를 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바꿀 수는 없었죠. 힘들다고 고무신 거꾸로 신는 것은 제 체질에 안 맞아서 20여년간 (선거에서) 떨어졌지만 계속 야권의 맏형으로서 자리를 지켜왔죠.

◇ 박상희> 송 시장께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도 꽤 주목받았습니다. 두 분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는지요. 그리고 함께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도 몇가지 말씀해주시죠.

◆ 송철호> 80년대 중반쯤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세명이 만났는데 저는 87년 초에 울산으로 옮겨왔죠. 그러면서 저는 울산 쪽의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을 변론하게 되고, 부산과 서부경남 쪽은 노무현 선배와 문재인 변호사가 일감을 나눠서 트로이카로, 삼각협력 체제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선배께서 1987년 국회의원 당선되면서 정치계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저하고 문재인 변호사와 자꾸 같이 (정치)하자고 했죠. 저도 안 하겠다고 하고, 문재인 변호사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문재인 변호사가 어느날 “형은 그래도 나보다 나은 것 같다. 나는 도대체 체질에 안 맞고 거기 가면 거짓말도 할줄 알아야 하는데 나보다는 형이 나은 것 같다”고 하자 “그럼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냐”고 입씨름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저는 노무현 선배 따라서 정치계에 들어가게 되고, 문재인 변호사님은 한참 뒤까지 변호사로 있다가 나중에 정치계에 들어오시게 되죠. 이렇게 수십년을 셋이서 서로 교류하면서 뜻도 교류하면서 울고 웃으면서 함께 지내왔죠.

◇ 박상희> 이제 울산시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6개월 울산시정을 평가하신다면요.

◆ 송철호> 6개월 간은 어떻게 하면 삼각파도와 거센 바람, 그리고 칠흑 같은 어둠을 뚫으면서 배가 가라앉지 않고 앞으로 가게 하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만큼 험한 싸움을 하는 선장 역할이었고요. 그러면서도 울산의 미래, 가야 할 곳은 어딘가, 도대체 목표는 어디며, 어떤 항로를 택해서 사업들을 진행해야 하는가, 이러한 기초를 닦는 6개월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과 싸우는 일,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면서 기본 틀을 갖추는 일을 동시에 하는 그런 6개월이었죠.

◇ 박상희> 취임 직후부터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비판이 바로 측근 인사였습니다. 울산시 주요 보직에 시장님의 측근들을 임명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송철호> 솔직히 이 점은 시장으로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시민들께서 많은 이해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23년 전에 지방자치가 시작되고 특정 정당이 지방정부를 장악했는데 사람들을 바꿔야 새로운 색깔의,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시장과 같이 호흡하고, 그동안 정책적 비전을 공유한 사람들을 얼마만큼이라도 옆에 둘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을 “보은인사다”, “측근인사다”라고 하니까 참 힘들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경제부시장의 경우 왜 측근을 발탁했냐고 묻습니다. 사실은 그냥 측근이 아니고 10여년 전에 고속철도 울산역 유치 문제로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일하고 있을 땐데 대통령께서는 고속철도 울산역을 결심하셨지만 건설교통부 직원들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거에요. 그러한 건설교통부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박맹우 당시 울산시장에게 울산시에서 가장 똑똑한 직원 한명만 나에게 붙여서 건설교통부 직원들을 설득할 때 옆에서 보좌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소개받고 같이 일한 사람이 현 경제부시장인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문제에 대해서 교감을 해온 사람을 시장이 됐으니 부시장으로 발탁해서 울산의 미래를 여는데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측근인사라고 하면서 못하게 하니 저는 답답하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저는 하지만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사는 평가라는 공정한 절차가 있습니다. 공모를 통해 평가하는 절차가 있는데 여기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공정한 절차를 통해서 능력을 검증받고 나면 가능하면 저하고 과거부터 호흡을 같이 한 사람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도 저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해해주십사하고 양해도 구합니다.

◇ 박상희> 올 한해 주요 사업이 궁금합니다. 시장께서 꼽는 세가지 핵심사업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송철호> 올해 핵심사업이라면 시가 이뤄내야 하는 SOC사업이 있습니다.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올해 안에 결론 내려야 합니다. 또 공공병원에 대한 결론을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야 합니다. 그것 뿐만 아니라 반구대암각화를 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의 식수 확보 문제도 줄기차게 노력을 해서 성과를 얻어야 하고요. 그 외에 현재 3대 주력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서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정부의 3대 전략사업 중에 하나가 소소 경제입니다. 이제 울산이 수소경제의 최고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울산시가 주도해서 수소 경제의 기틀을 닦아야 하고요. 또한 그동안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이 성과를 못냈습니다. 전 정부에서 조금 헤매면서 속도를 못 냈는데요. 이제 오일허브에서 가스산업까지로 확대해서 동북아에너지허브로 육성하는 등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밖에 태화강국가정원, 태화강백리대숲 조성 등 문화 관련 사업도 추진할 것입니다. 시립미술관의 경우 세계적인 미술관과 제휴하는 미술관. 그래서 동양에서는 울산에 가면 세계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정도의 미술관을 지향하는 것을 올해 시작할 것입니다. 외곽순환도로가 만약 확정되면 강동권의 관광단지 개발이나 영남알프스 일대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 박상희>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에 대해서도 여쭤보겠습니다. 울산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계신데요. 이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 송철호>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부유식해상풍력발전이 각광 받고 있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 바람이 센 곳에 떠다니는 부유체 위에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세워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인데요. 이 사업은 영국,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이 많이 발전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들보다 울산의 조건이 더 좋습니다. 동해가스전이 있는데 2021년 가스 생산이 끝나면 이 기지를 활용해서 이 일대에 대단위 풍력발전단지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또 세계 최고의 반잠수식 부유체 생산 능력을 울산이 보유하고 있고요. 항만 여건도 독일과 영국 현장을 제가 가보니까 울산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 사업, 머지않아 울산의 미래먹거리로서 세계적인 각광을 받게 되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상희> 그런데 일각에서는 효용이 불투명한 허황된 사업에 힘을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박하시겠습니까?

◆ 송철호> 우리 울산에서만 보면 잘 안 보입니다. 세계적인 선진 부유식풍력발전사업 클러스터에 대해 확인해보시면 이 사업이 세계 많은 곳에서 상당히 진도가 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진도가 나간 곳보다 울산이 더 여건이 낫다는 것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 박상희> 불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지방정부의 한계가 분명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요. 올 한해 경제 관련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송철호> 앞서 말씀드렸듯이 3대 주력산업의 고도화, 첨단화를 바탕으로 3대 주력산업을 보완하는 부유식풍력발전사업, 수소경제산업, 동북아에너지허브를 추진하겠습니다. 그리고 울산의 최대 약점이 중소기업이 약한 것입니다. 강소기술기업을 유치, 육성하는 정책을 올해 강력히 펼칠 계획입니다. 어려운 서민경제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올해 예산을 많이 확보했습니다. 전임 시장 시절인 재작년에는 예산이 부족해서 700억원의 공채를 발행해서 빚을 냈었는데요. 이번에도 지방세가 덜 걷혀서 빚을 내야 할 것으로 예측해 예산을 통과시켰는데 연말에 중앙정부에서 1510억 정도를 추가로 확보해서 600억원의 빚을 내지 않고도 올해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습니다. 이 돈을 조기에 집행해서 서민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데 힘쓸 것이고요.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해서 시민들이 속도감 있구나,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도록 이끌겠습니다. 올해 후반으로 가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 박상희> 시장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사실 알고 계실텐데요.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시정 추진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텐데요. 낮은 지지율 어떻게 보십니까.

◆ 송철호> 지금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이 개인적으로 인기가 좋을 것을 기대하면 안 되는 거죠. 매 맞아야 할 상황이라면 매 맞겠습니다. 하지만 맹렬히 해야 할 일을 할 것이고요. 또 그것도 속도감 있게 하겠습니다. 시민들이 무언가 나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서 지지도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지 인기 전술이나 홍보를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정도로만 갈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울산호를 구하는 선장의 심정으로 당분간은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질책을 받으면서 앞으로 가겠습니다.

◇ 박상희> 마지막으로 울산시정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올 한해 각오와 함께 울산시민들에게 새해 덕담도 한 말씀해주시죠.

◆ 송철호> 저는 올 한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철호 시장이 8전 9기라는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 다 이유가 있구나하는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광역시 승격의 주역이었고, 정말 불가능할 것이라던 KTX울산역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을 설득했고, 어렵게 건설교통부 직원도 설득해서 완수해냈고요. 유니스트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건립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울산호를 건져내는데 그치지 않겠습니다. 울산호가 새로운 미래산업,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산업과 문화가 융합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많은 성원 보내주십쇼.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상희>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울산경제가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하는 부활의 원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송철호> 감사합니다.

◇ 박상희> 지금까지 송철호 울산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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