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 이전 다시 새 국면…이사장 "조건 충족되면 어디든"

울산고 이전 다시 새 국면…이사장 "조건 충족되면 어디든"

울산고 학교법인 창강학원 "남고 8개 학급 이상, 재원마련" 조건 제시
중구청, 시에 중구청사 예정 대지 매입 요청…일부 울산고에 매각 가능

학교법인 청강학원 이사장과 교장, 동창회장 등 울산고 관계자 5명은 14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 울산시교육청 제공)

 

울산 북구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사립 울산고등학교가 중구 내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단, 울산고가 원하는 재원 마련과 학급 수를, 중구청과 교육청이 충족시켜달라는 조건을 내걸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학교법인 창강학원 이사장과 교장, 동창회장 등 울산고 관계자 5명은 14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고가 북구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중구의 반대라는 변수에 부딪히자 학교 관계자들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

울산고는 지난해 9월 시교육청으로부터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북구 송정택지개발지구 위치변경계획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중구청은 65년 동안 지역을 지켜 온 울산고가 아무런 공론화 과정없이 북구로 이전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창강학원 김종일 이사장은 "울산고를 계획대로 이전 개교하려면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만일 학교가 요구하는 조건을 중구청과 교육청이 들어준다면 계획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고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시설 노후화로 인한 학생과 교직원들의 안전확보, 법인 경영 정상화를 통한 학교 발전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거다.

김 이사장은 "학교법인이 유지될 수 있도록 남자고교에 학년당 8개 학급 이상 보장 그리고 법인의 재원만으로 모든 시설공사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조건만 충족할 수 있다면 울산고가 울산지역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다.

즉, 울산고가 이미 북구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반대하고 중구내 남아있길 원하는 중구청에게 일종의 '숙제'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

창강학원은 현 중구 복산동 울산고 땅을 매각해 확보한 430억원으로, 이전 예상비용 348억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울산고를 중구 혁신도시내 3만1626㎡ 규모의 중구청사 예정 대지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땅은 중구청이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계약을 맺고 2023년까지 302억원을 분할 상환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최근 재정 압박을 겪고 있는 중구청은 땅을 대신 매입하는 문제를 놓고 울산시와 논의 중이다.

시가 만일 땅을 매입한 뒤 일부를 울산고 이전대지로 학교법인에 매각한다면 북구로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중구청은 이달 중으로 시에 중구청사 예정 대지 매입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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