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는 22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학교 내 친일잔재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사진 = 반웅규 기자)
일본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교표, 친일인사가 작사 작곡한 교가 등 울산 초·중·고에 친일잔재가 광범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는 22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학교 내 친일잔재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단체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초등학교 119곳, 중학교 63곳, 고등학교 57곳, 특수학교 4곳 등 총 243곳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교표 3곳, 친일인사가 작사 작곡한 교가 3곳, 일제 양식의 각종 교목 · 교화 48곳으로 확인됐다.
미포초와 서생초, 전하초는 욱일기 문양이 떠오르는 교표를 사용했다.
이들 학교의 교표를 보면, 태양 주위로 퍼져 나가는 햇살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거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며 현재 자위대의 군기이다.
일본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교표 3곳. 사진 왼쪽부터 미포초, 서생초, 전하초.(그림 =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 제공)
전하초는 올해 2학기 중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표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친일인사가 작사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3곳이었다.
양사초와 제일중은 교육학술가인 박관수가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1939년 조선총독부 교학연구소 강사를 지낸 박관수는 징병·학병을 지지하는 등 각종 신문과 잡지에 친일 관련 글을 남겼다.
언양초는 문학평론가 ‧ 아동문학가이자 대표적인 친일작가인 정인섭이 만든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제국주의 잔재나 일본 왕실 문장 · 국화로 알려져 있는 나무나 꽃을 교목이, 교화로 사용한 학교도 있었다.
가이즈카향나무(30곳), 국화(12곳), 벚꽃· 벚나무(4곳), 히말리야시다(2곳)으로 조사됐다.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 우영주 대표는 "역사를 배우고 정의를 세워야 하는 학교에 청산되지 않은 역사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일재잔재를 속히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학부모회는 일제잔제 외에도 성인지적 관점으로 본 교표나 교훈, 학교 캐릭터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 단체는 시대에 맞지 않거나 성차별,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조한 교훈과 교가, 캐릭터를 사용하는 학교가 상당수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교 내 일제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면서 관련 조사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차별 요소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해 개선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 자제 점검표'를 안내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