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들어 온 '투모로우', 이단 구원파와 한 건물

학교에 들어 온 '투모로우', 이단 구원파와 한 건물

월간 투모로우-기쁜소식사-기쁜소식양천교회 동일 주소
구원파 전문가들 "종교색과 교리 빼면서 거부감 없애"
이단 정보 일반인 공개되고 젊은층 포교 어려운 현실
투모로우측 "임대료 저렴해 교회 입주, 편집장 권한"

월간지 투모로우 표지 뒷면에 게재된 해외봉사단 굿뉴스코 단원 모집 광고.(사진 = 반웅규 기자)

 

구원파 계열의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와 관련 단체들의 칼럼과 활동을 다룬 청소년잡지가 울산지역 학교들에 살포돼 교육현장에 물의를 빚고 있다.

잡지를 발간한 출판사가 기쁜소식선교회 교회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특정 종교단체와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울산지역 학교와 잡지 배포처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월간지 '투모로우(Tomorrow)'는 지난해부터 학교에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

잡지는 최소 고등학교 30여 곳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모로우는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씨의 글을 게재하고 기쁜소식선교회 산하단체 '굿뉴스코'의 해외봉사활동을 자주 다루고 있다.

기쁜소식선교회는 기독교 정통 주요 교단들로부터 권신찬·유병언씨의 '기독교복음침례회', 이요한씨의 '대한예수교침례회'와 함께 구원파로 규정돼 있다.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투모로우가 배부된 학교 내부에서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항의에 이어 배포 중단이 벌어지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투모로우 잡지사 주소지는 서울 양천구 신월로 24길 8로, 기쁜소식양천교회와 기쁜소식선교회 책을 발행하는 '기쁜소식사'가 위치한 곳이다.

투모로우와 기쁜소식사는 출판과 교회를 겸하는 기쁜소식선교회 건물 내 같은 층인 3층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모로우가 다루는 내용은 겉으로 보기에 특정 종교가 드러나지 않지만 기쁜소식선교회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쁜소식선교회에서 소개하고 있는 교회들. 강남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박옥수 목사를 비롯해 투모로우 잡지사와 주소지가 같은 양천교회가 올라가 있다.(사진 = 기쁜소식선교회 홈페이지 캡쳐)

 

이단 사이비 전문가들은 종교색을 뺀 잡지와 단체가 특정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나 진입장벽을 낮춰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구원파, 신천지 같은 이단에 대한 정보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데다 대학생 등 젊은층에 대한 포교가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되었다는 거다.

울산기독교연합회 이단대책위 정성길 목사는 "투모로우 내용을 살펴보면 구원파 교리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단지 사람의 마인드(마음) 등 상식적인 내용을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옥수씨가 성경에서 마음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든지 굿뉴스코 참가자들이 해외봉사를 다녀와서 기쁨과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소개하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잡지를 본 중·고등학생들이 박씨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되거나 굿뉴스코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넘어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다녀 온 참가자들이 구원파 교리를 들었다거나 봉사 과정에서 폭행과 폭언 사례가 있었다고 다른 이단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투모로우 잡지사가 기쁜소식사, 기쁜소식양천교회와 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투모로우 관계자는 "교회 측에서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해 줘 (건물에) 들어오게 되었다"면서 "우리가 투모로우와 월간 '기쁜소식'을 함께 출판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모로우는 교양잡지고 기쁜소식은 종교잡지로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며 "박옥수 목사와 굿뉴스코는 우리가 원고를 받는 저자와 해외봉사단체들 중 하나일 뿐이고 잡지 편집 방향은 편집장의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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