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재판관이 지난 13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헌법재판관-학생의회가 함께 하는 전남 민주시민 토크콘서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고영호 기자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울산시교육청 교직원 특강을 둘러싸고 '정치적 편향'이냐 '헌법 교육'이냐는 논란을 일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같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전라남도교육청에서는 헌법 정신을 되새기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울산광역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5일 문형배 전 재판관 초청 특강이 예정돼 있다.
주제는 '헌법의 관점에서 교육을 생각하다.' 시교육청 교직원 412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다.
울산에서 특강 소식이 알려지자 논란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들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문 전 재판관을 강사로 초청한 것을 지적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울산시교육청이 문 전 재판관을 초청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거다.
국힘 시의원들은 "국민들 대상으로 사회적 논란이 많이 된 분" "왜 교육청이 스스로 논쟁의 중심에 서려고 하는지 고민해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같은 주제로 문 전 재판관 강연을 마친 전라남도교육청의 반응은 다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13일 문 전 재판관을 초대해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1부 특강, 2부 토크쇼로 진행했다.
주제는 '헌법의 관점에서 교육을 생각하다'로 울산시교육청이 준비하고 있는 특강과 같다.
400명을 한정해 토크 콘서트 사전 신청을 받았는데 사흘 만에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 등 1300명이 몰렸다.
신청이 마감되자 특강을 듣고 싶다는 문의 전화도 200통 이상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재판관의 강의는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교육받을 권리로서 국민의 기본권 그리고 헌법 정신,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강을 마친 이후, 문 전 재판관 개인 정치적 성향 등 논란이나 문제를 제기한 민원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게 전남교육청의 설명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문 전 재판관 특강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오히려 특강을 못 가서 아쉽다거나 강연 내용을 동영상으로 보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시민교육 일환으로 마련된 강의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없었고, 오히려 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중요한 강의였다"고 덧붙였다.
25일 예정된 문 전 재판관 특강과 관련해 울산시교육청은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가 당연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관련 부서와도 의견을 수렴하는 등 숙의 끝에 강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